마음 편하게 사고팔기

가능하면 피해야 되는 세가지의 대화주제는 정치, 종교, 그리고 가족애라고 생각한다. 사춘기의 인격형성 시기가 지난 사람에게 이 세가지의 개인신념을 대화를 통해서 바꿔 놓으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정치종교개인가족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자신의 입장표명에 그치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 입장에서는 이 세가지에 ‘자신의 주택’을 포함시키고 싶다. 나는 자신의 집을 좋게 평가하지 않는 셀러를 아직 단 한명도 보지 못했다. 반면에 자신이 사려는 집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는 바이어도 보지못했다. 이는 바이어와 셀러의 현격한 견해 차이를 협상전부터 입증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문제는 근본을 파악하면 해답이 보인다.

 

 

바이어와 셀러의 견해차이는 ‘돈’이다. 결국 셀러는 가장 비싸게 팔기를 원하는 것이고, 바이어는 가장 싸게 사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돈 문제의 해결방향은 과연 무엇일까? 감정가격, 중간시세… 이런 것들이 아니다.
예전에 읽은 책에서 연봉에 대한 글귀가 생각난다. “You Don’t Get What You Deserve, You Get What You Negotiate” 즉, “당신은 당신의 전정한 가치에 대해서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협상을 잘 하는가에 따라 보상이 결정된다.”

 

 

우리는 이상주의 사회에 살고 있지 않기에, 우리의 능력에 적합한 보수를 받지않고, 우리의 협상능력에 의해서 보수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같은 직책에도 연봉이 다 다르다. 직책의 중요성이나 근무연도에 의해서가 아니라, 회사에서 그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가의 가치가 연봉협상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래서 미국직원들은 겸손보다 PR(자기능력과시)을 더 미덕으로 생각한다. 주택매매도 마찬가지로 생각된다. 셀러의 입장과 바이어의 입장은, 회사와 직원의 입장과도 같다. 회사는 가능하면 연봉을 적게 주려고 하고, 직원은 연봉을 더 받으려고 한다. 부동산 에이전트의 능력은 이 협상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성사시키느냐로 결정된다.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보편타당한 사항들을 서로 인정해야 한다. 뒷뜰이 작은 집을 “정원관리에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는 좋은 집”으로 인정 받으려면, 바이어도 정원관리를 싫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큰 길 옆에 있어서 교통이 편리한 집”으로 인정 받으려는데, 바이어가 조용한 주택을 원하면, 이는 단점으로 인식하고 시작해야 한다. 이렇게 하나 둘씩 의견차이를 좁히다보면, 셀러와 바이어의 견해차이가 좁혀지는 것을 느낄수 있다. 이 견해차이를 감성적이 아닌 이성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거의 예술의 수준으로 생각되기 한다. 감정적인 행동은 감정적인 행동을 야기시키고, 이성적인 행동은 이성적인 행동을 유발한다. 그렇지 않아도 스트레스 받을 일이 너무 흔한 요즘 세상에, 손님들의 주택매매 만큼은 마음 편하게 해결시켜주려는 것이 나의 최상 목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