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반지

몇년 전에 반지의 제왕 (Lord of the ring)이라는 영화가 세계영화계를 흔들어 놓았다. 아름다운 경치와 웅장한 영상외에도 인간의 욕망을 잘 표현한 영화였다. 제일 인상적인 장면은 반지를 소유하고 싶어서 모든 사람들 끼리 다투는 장면이었다. 그 반지의 존재를 모르고 살던 사람도, 그 반지를 보게되는 순간부터 그 반지를 갖고 싶은 소유욕에 살인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 반지는 사람들이 욕망에 눈을 멀게 하는 힘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쉽게 주위에서 반지를 발견할 수가 있다. 그 반지가 돈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고, 권력의 형태, 또는 명예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영화에서는 반지를 알기 전에는 모르던 욕망이 반지를 알고나서 생기듯이, 모르고 지내다가 우연히 다가온 반지에 많은 사람들이 당황한다. 지출을 늘리는 것보다, 지출을 줄이는 것은 훨씬 힘들다. 한달에 5천불을 생활비로 사용하던 사람이 6천불로 늘리는 것은 쉬워도, 만불을 사용하던 사람이 6천불로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는 얘기를 쉽게 접할수 있다. 2009년전만 하더라도 우리는 너무 쉽게 돈을 벌수가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우리는 쉽게 많은 돈을 벌수 있었다. 주택이 그 도구였다. 40만불에 구입한 주택이 일년에 10%씩 증식하더니, 어느새 60만불로 늘어났다. 늘어난 20만불의 에퀴티를 융자해서 여행도 다니고, 고급 승용차도 사고, 주식도 사고, 명품 제품도 사고, 여러가지 부의 혜택을 누릴수 있었다. 그러다, 주택가격이 급락하면서, 빌린 돈에 대한 비용이 가계를 고통스럽게 했다. 빌린 돈의 지불이 벅차지자, 숏세일, 융자재조정, 파산등으로 해결책을 마련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신용불량자라는 불쾌한 낙인이 찍히게 되었고, 삶의 질 (Quality of Life)을 잃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한달에 만불씩 쓰던 지출을 4천불정도로 줄여야 했던 것이다.

 

 

‘삶의 질’은 최근 제일 많이 추구하는 욕망이 되었다. 힘든 일 뒤에 즐기는 휴식이 더욱 값지게 느껴지듯이, 힘든 경기불황을 7-8년이상 견디고 즐기는 ‘삶의 질’은 보람까지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그러나 ‘삶은 질’은 개개인 마다 그 정의가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는 ‘개인의 자유’가 ‘삶의 질’이고, 다른 이에게는 ‘가족과의 시간’이 ‘삶의 질’이다. 이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모두에게 ‘삶의 질’이 다르기에 같은 ‘삶의 질’을 놓고 다툴일이 적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일은 자신의 ‘삶의 질’ 가치를 타인에게 종용하는 것일 것이다.
주택도 ‘삶의 질’의 추구에 편승하고 있다. 예전에는 크고, 럭셔리하고, 비싼 동네에 있는 주택이 개인의 부(富)를 과시하는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주택이 선호의 대상이 되고 있다. 노부부에게는 방5개의 고급주택보다는 럭셔리하지만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콘도가 더 즐길수 있는 주거환경이 될 것이다. 한참 뛰어다닐 아이들의 부모에게는 럭셔리 콘도보다는 뜰이 있는 주택이 훨씬 더 즐길수 있는 주거환경이 될것이다. 자신에게 맡는 주거환경은 결코 가격 하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성공적인 부동산 전문가로서의 필수조건중에 하나는, 고객의 손가락에 꼭 맞는 ‘반지’를 찾아주는 일이다. 그 ‘반지’는 항상 고객이 원하던 ‘반지’와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지만, 한 번 끼워보면 빼고 싶지않은 그런 ‘반지’를 찾아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고객이 자신이 원하는 ‘반지’를 설명할때 그의 손가락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