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아픈데 허리에 문제가 있는 경우

67세의 여성 B씨는 수년 동안 가지고 있던 다리의 통증을 주소로 필자를 내원했던 환자이다. 약 3년 전부터 걸을 때 종아리가 아팠는데 시간이 지나도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점차 심해진다고 하였다. 처음에는 많이 걸을 때만 아팠으나 이제는 5분이상 걷기가 힘든 상태가 되었고 아픈 부위 자체도 예전에는 종아리에 국한 되었으나 이제 허벅지 뒷면과 엉덩이까지 아프게 되었다. 통상 3분내지 4분을 걸으면 통증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어디든 앉을 곳을 찾아서 앉게 되었는데 조금 앉아서 쉬면 통증이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 가시기 때문에 더 걸을 수 있게 된다고 하였다. 하지만 자주 앉아서 쉬는 것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쇼핑센터에 나가는 정도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다만 짧게 볼 일을 보고 집에 들어와서 쉬는 방법 밖에 없다고 하였다. 앉아서 쉬는 것도 그냥 벤치에 앉아서는 통증이 가시지 않으면 아예 쪼그리고 앉으면 통증에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나가서 걸을 때마다 쪼그리고 앉을 수가 없는지라 일상 생활에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하였다.

아마 이 이야기를 들으면 내 이야기라고 공감을 할 사람이 꽤 많을지 모른다. 이 증상은 ‘척추관 협착증’이라는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인 간헐적 파행이라는 증상으로서 미국의 경우 약 2천만명의 환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질환의 원인은 디스크 탈출증이나 척추 관절염이 점차 심해지면서 척수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 내강을 좁게 만듦으로써 척수 신경에서 다리로 뻗어나가는 척추 신경이 눌리기 때문에 생긴다.

치료로는 일차적으로 요부 근육과 복근을 비롯한 근육 강화운동이 중심이 된 물리치료와 각종 약물 요법이 일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물리치료시 치료의 효과가 바로 나지 않으므로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점차 운동의 강도를 늘려야 하는데 원하는 만큼의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더라도 증상이 더 악화되지만 않으면 거의 평생 운동치료가 필요함을 기억해야 한다. 만약 증상이 일상생활의 불편을 많이 초래하면 조기에 주사요법을 시행하는데 주사요법으로 염증을 낮춤으로써 통증의 회복과 생활의 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만약 이 모든 치료로 실패하는 경우 수술을 고려할 수 있는데 심한 척추관 협착증의 경우 수술의 성공률이 그나마 낫지만 초기나 중기의 경우 비수술적 치료에 비해 치료결과가 반드시 나으리라는 보장이 없는만큼 성급한 수술은 금물이다. 이런 결정은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통증 전문의와 신경외과 의사 등 전문가와 두루 결정하고 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