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으로 발생한 파킨슨증후군

72세 남자 환자가 자연스럽게 보행이 안된다며 본원에 내원하였다. 환자는 필자를 보기 수개월전 파킨슨병으로 진단을 받아서 파킨슨 치료약을 복용 중에 있었다. 환자의 문제는 걷는 중에 갑자기 두다리가 말을 듣지않아 한참을 서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으며 또 앉아있다 일어설 때 첫걸음을 띄기가 어려운 경우가 매우 많아졌다고 한다. 환자가 과거에 뇌촬영을 한적이 없었고 또한 파킨슨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병들을 감별하기 위해 먼저 뇌촬영을 시행하였다. 환자의 뇌자기공명영상에는 여러 개의 작은 뇌경색 병변들이 뇌의 안쪽부위에서 관찰되었다. 이러한 소견은 파킨슨증후가 파킨슨병 고유의 뇌의 퇴행성 변화가 아닌 반복된 뇌졸중으로 일어났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의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우 환자의 상태는 파킨슨병이라기 보다 혈관성 파킨슨증후군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감별이 중요한 이유는 뇌졸중으로 인한 파킨슨 증후일 경우 기존의 파킨슨병 치료에 쓰이는 약물들이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진다는 것이다.

 

 

 

파킨슨병은 알쯔하이머 치매 다음으로 매우 흔한 신경계의 만성 퇴행성 질환이다. 통계에 의하면 파킨슨병은 65세 이상 인구에서 1백명당 1명 꼴로 발생한다고 한다. 1817년 영국인 의사 제임스 파킨슨(James Parkinson)이 파킨슨병을 최초로 학회에 보고한 이래로 또한 파킨슨 플러스(Parkinson Plus Syndrome)을 비롯 여러 형태의 파킨슨증후 관련 질환들이 보고 되었다. 파킨슨병 치료제가 1963년에 처음으로 나온 이래, 지난 반세기간 본격적으로 연구 개발이 이루어졌으며 가까운 미래에 질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치료법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필자를 보러 온 이 남자 환자의 경우 과거 환자에 관한 뇌졸중 위험인자에 대한 평가가 없었던 관계로 이에 관련한 검사들이 시행되었다. 동시에 환자 스스로가 뇌졸중 위험인자의 관리가 잘병의 치료와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시킬 수 있었다. 물리치료 및 작업치료(occupational therapy)와 같은 재활치료로 낙상의 위험을 줄이고 평형감각 및 보행을 개선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어 환자의 치료를 재활의학 전문의에 의뢰하여 효과적인 재활치료를 수행할 수 있었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파킨슨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파킨슨병 이외의 다양한 질환이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파킨슨병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신경내과 전문의 진료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