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쿨째 굴러온’ 곽동연, ‘구르미’로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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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미친 존재감 방장군이 4년 만에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 김병연으로 변신해 시청자를 찾았다. 훌쩍 지난 시간만큼 훌쩍 성장한 배우 곽동연(20)은 그간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착실히 추가해가며 한사람의 몫을 해내는 배우로 발전 중이다.

지난 18일 ‘구르미 그린 달빛’ 마지막 촬영을 마친 뒤 팬사인회, 필리핀 세부 포상휴가, 그리고 KBS 월드에서 방송될 ‘구르미 그린 달빛’ 스페셜 내레이션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곽동연을 7일 서울 중구 매일경제사옥에서 만났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최고시청률이 20%를 돌파하며 ‘구르미 열풍’을 일으켰다. 대한민국에서 뿐만 아니라 ‘구르미 그린 달빛’이 포상휴가를 떠났던 필리핀에서도 그 인기는 유효했다. 곽동연은 “국내에서도 받아보지 못한 환호성이었다. 공항 펜스가 무너질 정도로 많은 팬들이 찾아주셨다”고 전했다.

엄청난 인기를 실감했을 법도 한데도 “인기를 실감했다기 보다는 필리핀이란 나라에서 나를 알아봤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고 입을 열었다. “드라마로서 사랑 받은 거라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연기에 최선을 다해야 겠다는 책임감이 들었다”며 어린 나이에도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곽동연은 애초 다른 사람이 연기하기로 했던 김병연 역에 ‘구르미 그린 달빛’ 촬영 직전 캐스팅돼 큰 준비를 하지 못하고 드라마 촬영에 들어갔다. 작품과 캐릭터에 대해 해석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음에도 전혀 부족하지 않은 이해력과 연기력으로 극을 끌어가는 큰 힘이 됐다. 박보검, 김유정 둘 뿐으론 부족했을지도 모르는 ‘구르미 그린 달빛’을 지탱하는 큰 기둥이 됐다.

그 역시 짧은 준비기간에 대해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다는 것에 걱정이 컸다”고 밝힌 뒤 “김병연이란 인물은 검술 실력이 출중한데, 내가 짧은 시간안에 완성할 수 있을까 걱정됐다. 다행히도 예전 작품에서 함께 했던 무술팀을 만나 빠른 속도로 배울 수 있었다. 작품 중에도 틈틈이 액션 스쿨에 가서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전했다. 곽동연과 김병연은 천생연분이었다.

유난히도 더웠던 여름, 사극 촬영은 배우에겐 정말 힘든 일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곽동연은 “그렇게까지 힘들지 않았다. 대본을 바로 받아서 촬영하는 경우도 없었고, 충분한 준비시간이 있었다. 더위를 제외하곤 힘들 건 없었다”고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유일하게 힘들었던 것은 바로 ‘무사복’이었다고. 그는 “무사복이 의외로 껴입어야 될 옷이 많다. 4겹 이상을 입었다”며 “이건 나중에 안 사실인데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다른 옷들보다 두꺼운 재질을 썼다고 하더라. 거기다가 통풍을 막는 팔토시까지 찼기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고 무더위와의 사투에 대해 전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방송 3회 만에 시청률이 2배 상승하는 놀랄만한 결과를 내놨다. 7회에는 시청률 20%를 돌파했다. 종영 직전인 17회에는 23.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인기몰이는 드라마틱했다.

시청률 이야기가 나오지 곽동연은 초롱초롱 빛나는 눈으로 “현장에서 재밌는 일이 있었다”고 시청률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그는 “진영 형과 내가 말하면 이뤄지는 게 있었다”며 “방송 시작 전 박보검, 김유정 개인 포스터와 단체 포스터는 공개가 됐는데 저랑 진영 형 포스터만 공개가 안됐다. 그래서 우리끼리 ‘내일이라도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진짜 다음날 포스터가 공개됐다. 3회 방송하는 날에도 그랬다. 저녁을 같이 먹으며 ‘방송 잘 될 것 같지 않냐. 감이 좋다’는 얘기를 했는데 다음 날 시청률을 확인해보니 두 배의 시청률이 나왔다”고 말하며 스스로 신기해했다.

배우 곽동연이 한 사람 몫의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해준 작품은 ‘구르미 그린 달빛’이지만 배우 곽동연의 시작에는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있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없었다면 좋은 연기, 좋은 인성을 가진 배우 곽동연은 없었을 것.

곽동연은 “제가 정말 인복이 좋은 편이다”라며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함께 했던 수 많은 선배 배우들과 스태프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어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신인이 현장에 나왔는데 모든 분들이 친절하게 하나하나 가르쳐 주셨다. ‘얘 때문에 시간 더 걸린다’고 다그친 사람이 없었다. ‘여기선 이렇게 하는 게 편할 거야’라고 차근차근 설명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덕분에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넝쿨재 굴러온 당신’에서의 경험이 ‘구르미 그린 달빛’의 곽동연을 만들었다.

인터뷰 내내 연기에 대해 누구보다도 진지한 태도로 말한 곽동연은 작품 활동을 하면서 대학교를 성실히 다닐 자신이 없어 대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그는 “열심히 다니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데, 지금 당장은 작품활동에 집중하고 싶다. 충분히 준비가 되고 내가 진정으로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면 그때는 대학교에 진학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제 좌우명은 ‘좋은 사람 좋은 배우’예요. 길어서 다른 분들이 부르긴 힘들겠지만 그렇게 불렸으면 좋겠어요. 연기자로 시작할 때부터 갖고 있는 마음이죠. 꾸준히 색다른 모습,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힘이되고 위로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작품에 참여해 사람들에게 좋은 자극을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