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은 자리에 앉으며 “노인 아파트 신청하려고 왔어요.”라고 하였다. “그럼 일단 신분증 주세요.”라며 신청서를 적다가 “수입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묻자 “수입이 어디 있어요. 수입 하나도 없어요.”라고 하기에 “아무리 그래도 수입이 있으니까 살지 수입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요?”라고 되묻자 “뭐 아들이 조금씩 줘서 살아요.”라고 하기에 “한 달에 얼마씩 주는데요?”라고 묻자 “그런 걸 다 적어야 해요?”라고 한다. “신청서에 그걸 적으라고 해서 그럽니다.”라고 했더니 “한 달에 $100 받아요.”라며 “저는 거짓말도 못 하고 진실한 사람이에요. 그리고 다른 사람은 다 못 믿어도 우리 교회 다니는 사람은 믿어도 됩니다.”라며 “우리 교회 성도들은 모두 진실하고 다 좋은 사람이에요.”라고 하였다.
“그럼 다른 교회 다니는 사람은 못 믿을 사람들인가요?”라고 하자 “그런 건 아니지만, 우리 교회 사람들은 주님만 믿는 정말 진실한 사람이라니까요.”라고 말하는 노인의 얼굴엔 그야말로 자신만이 홀로 거룩하고 자신만이 홀로 진실한 사람인 양 말하고 있었다. “주님을 정말 사랑하시는 분이시네요.”라고 하자 “저는 주님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이에요. 예수님을 사랑하지 않으면 지옥 갑니다.”라고 하였다. “남편보다 주님을 더 사랑하세요?”라고 엉뚱한 질문을 하자 “영감은 죽은 지 오래됐어요.”라고 한다. “매일 성경도 읽고 새벽기도도 매일 가요. 우리는 기도 많이 해요. 주님 없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어요? 우리 목사님도 얼마나 훌륭한 분인지 몰라요.”라고 하더니 “어느 교회 다니세요?”라고 묻는다. “저는 성당 다닙니다.”라고 했더니 “성당을 다닌다고요? 성당은 죽은 교회고 마리아를 믿는 이단인데 왜 성당을 다니세요?”라고 한다. “누가 성당은 마리아를 믿는다고 하던가요?”라고 하자 “우리 목사님께서 그러셨어요. 우리 목사님은 공부도 많이 하시고 정말 훌륭한 분이세요.”라고 한다.
“목사님께서 훌륭한 분이시라고 하셨는데 그 목사님은 훌륭한 게 아니라 무식한 사람이네요.”라고 하자 노인이 “어떻게 우리 목사님을 무식하다고 하세요?”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노인 아파트 신청하려고 온 노인은 화가 났는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 우리 목사님은 얼마나 훌륭한 목사님인데”라며 화를 내더니 노인 아파트고 뭐고 휭~하니 사무실을 나간다. 그냥 노인 아파트 신청만 하면 될 것인데 웬 이단 이야기가 나와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노인은 절대 거짓말도 못 하고 진실하다고 했는데 어떻게 $100을 가지고 한 달을 살 수 있을까가 궁금하기 짝이 없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것은 다 좋고 옳은 것뿐이고 남의 것은 다 그른 것뿐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나의 잘못은 없고 모두 남의 잘못만 눈에 보이는 것 같다. “그냥 훌륭한 목사님이라고 할걸, 괜히 목사님이 무식하다고 했나?”라고 잠깐 후회했지만, 틀린 것은 틀린 것이고 잘 한 것은 잘 한 것이다.
가끔 이상한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다. “중고차를 사야 하는데 중고차 파는 사람 아세요?”라고 하는 사람, “월세를 구하는 데 빈방 구할 수 있는 데를 아느냐?”라고 묻는 사람, “아들이 친구한테 맞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고 묻는 사람,
중고차를 사려면 중고차 판매하는 데 가야 한다고 하면, “그런 데는 비싸니까 주위에 중고차 저렴하게 파는 사람 소개해 달라고 한다. 월세도 신문 보면 있다고 하니까 “여간 까다로워서 구하기 힘들다.”라고 한다. “아들이 맞았으면 경찰을 불러라.”라고 하자 경찰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 경찰도 하지 않는 일을 나한테 어떻게 하라고 전화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봉사하시는 분이니까 진실하실 것 같아서 그랬어요.”라고 하는데 봉사는 그저 봉사일 뿐이지 거기에 진실이라는 말까지 포함할 일은 없다.
과연 진실(眞實)이란 무엇일까? 진실이란 거짓 없고 참됨을 말한다. 그런데 그것은 다른 사람이 “당신은 참으로 진실한 사람’이라고 말해야 하는데 자신이 자신을 가르쳐 ‘진실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을 볼 때 좀 애석한 마음이 든다. 그래 그래도 진실한 사람 많으면 좋은 것, 너도 진실 나도 진실하다면 이 세상은 참으로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예진회 봉사센터 웹사이트
www.ykcsc.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