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성과 이성의 충돌

2015년 파리 기후회의는 세계 195개국이 참가하는 거대한 회의였다. 지구 온난화 현상이 인간들의 경제활동으로 인한 탄소배출로 가속화되어서 환경문제가 심각하기에 모인 회의였다. 195개국의 참가국들은 모든 인류와 지구환경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공평성이 이성과 충동을 일으킨 것이다.

 

경제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이득이 연관된 경우에는 이성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파리 회의에서도 인류의 안녕을 위해서는 모두 같이 희생을 해야한다는 이성적인 생각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에 밀리고 있었다.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산업활동을 통해서 지구환경을 오염시켰고, 사실상 오늘의 환경문제도 선진국들이 야기한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이제야 산업활동을 시작하려는 개발도상국에게 더 이상의 산업활동 자제를 요구하는 것이다. 개발도상국들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불공평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마치 몇몇 어부들이 마구잡이로 참치를 잡아 팔아서 부자가 되고, 이제 새로 시작하는 어부들에게는 참치가 멸종할 수도 있으니 참치잡이를 자제해야 한다고 협정하자는 것이다. 이성적으로는 참치의 멸종을 막기위해서 참치잡이를 자제해야 하겠지만, 새 어부들의 입장에서는 이는 참으로 불공평한 것이다. 그래서 쉽게 참치잡이 규제협정에 합의 할 수 없는 것이다.

 

인간사에는 종종 이 공평성이 합리성을 이기는 것을 볼 수 있다. 만일 어느 회사의 사장이 계획에 없었지만 수익금을 직원들과 배분하기로 결정했다고 하자. 자신에게는 100을 배당하고 직원들에게는 1을 배당했다면 어떻게 될까? 이성적으로는 뜻밖의 수익금 1은 0보다 휠씬 이득이기에 당연히 직원들이 1을 기쁘게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사장의 100이 직원들의 1에 비해서 불공평하다고 불만이 가득할 것이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차라리 1마저도 안 받겠다고 항의할 것이다.

 

주택매매에서 낮은 가격의 오퍼는 오퍼가 없는 것보다 훨씬 이득이다. 셀러들은 어떤 오퍼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이성적인 행동일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셀러 자신이 갖고 있는 가격보다 오퍼가 낮으면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주택보다 못한 주택이 그 보다 높은 가격에 매매 되었는데, 이런 낮은 오퍼는 정말 모욕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차라리 안팔고 몇년간 임대로 돌리는 경우도 많다.

 

정의와 평등을 지향하는 법정이나 학교와는 달리 비지니스는 공평하지 않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고, 학교는 노력하면 성적이 오르지만… 비지니스는 공평하지도 않고, 노력한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공평한 비지니스와 이윤적 비지니스는 같지가 않다. 이 둘의 덕목을 하나로 묶으려는 노력은 물과 기름을 잘 섞는 기술이라고 할 것이다. 단 몇몇만이 가능한 최고의 능력인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공평과 이윤을 잘 섞는 장인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