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과 치매는 어떻게 다를까?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건망증은 아무래도 불안하지만

안경을 쓴 채 안경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해 찾으러 돌아다니기도 하고, 혹은 출근을 하고 나니 핸드폰 대신 리모콘을 온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어쩌다가 한번씩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야 그냥 일상속의 헤프닝으로 생각하면서 웃어 넘기겠지만, 이러한 일들이 한번 두번 자꾸만 반복되면 혹시나 치매는 아닐까 하고 고민이 된다. 게다가 이러한 경우가 나이가 들면서 동시에 늘어나게 되면 불안감은 배가 된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은 대부분 현대 사회속에서 늘어난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는 일시적인 건망증인 경우가 많다. 물론 나이가 들어가며 자연스레 나타나는 기억력 감퇴도 마냥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이 또한 치매처럼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좋고, 일반적인 건망증과 치매의 간단한 차이 정도는 숙지하여 스스로를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심한 건망증이 치매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건망증과 치매에는 의학적으로 분명한 차이가 있어, 건망증이 심해지면 치매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간혹 치매의 전조증상이 꼭 건망증처럼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우선, 치매가 어떤 일에 대한 기억 전체를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다면 건망증은 그 중 일부분만을 잊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어제 저녁에 누군가를 만났다는 사실 자체를 까마득히 잊게 되어 나중에 그 사람을 다시 만나도 이전의 만남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것을 치매라 한다면, 건망증이나 일반적인 기억력 감퇴의 경우는 그 사람과의 만남 자체는 기억하지만 만남속에서 나누었던 대화 내용이나 함께 먹었던 음식의 종류는 기억하지 못하는 식이다. 그래서 건망증은 어떤 계기만 주어지면 잊어버렸던 기억을 복구할 수 있다.

 

 

 

치매가 사건을 애초에 기억하지 못하는 문제라면, 건망증은 이미 기억한 내용을 잘 꺼내놓지 못하는 문제이다.

이는 치매가 뇌의 기질적인 병변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애초에 뇌에 기억이 기록 되지 않거나 깨끗이 지워져 버리는 경우라면, 건망증은 정신적인 특정 상태에 기인해 저장된 기억을 쉽게 꺼내지를 못하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달갑지 않는 기억을 떠올리는 것을 무의식속에서 거부하거나, 너무 바쁘게 주변의 일이 돌아가면 그에 대한 정보가 선택적으로만 우리 머리속에 남아 나머지는 흐릿해져 버리는 식이다. 그래서 만약 ‘내가 무엇을 하려 했더라?’라는 식의 상황을 자주 직면한다면 그건 건망증일 가능성이 높지만, 만약 나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 상황이나 행동들은 주변 사람들만 기억하는 경우를 자주 마주한다면 이는, 치매일 가능성을 높여준다.

 

 

 

건망증은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비장과 심장의 건강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건망증의 주 원인을 현대의학에서는 주로 스트레스로 보지만, 한의학에서는 심장과 비장의 기능 이상에 그 병리학적인 근원이 있다고 보았다. 사람이 어떤 일에 대해 깊이 생각할 때 심장과 비장에 예외적인 부하가 걸리는데, 이 장부에 걸린 지나친 부하로 인해 두뇌로의 혈액 순환과 영양공급이 이상을 일으키고 이로 따라 기억력 감퇴와 건망증이 유발된다는 것이다. 특히 심장에 무리가 가면 기억력과 정신작용 자체가 흐려져 방금전에 하려던 일을 깜빡하는 식의 기억력 감퇴가 오고, 비장에 무리가 가게 되면 생각이 체계적으로 정돈이 잘 안되어 어떤 일에 대한 기억이 두서없이 머리속에 남아 나중에 쉽게 잘 꺼내지를 못하는 상태가 된다 보았다. 따라서 자꾸만 심해지는 건망증이 고민될 경우, 정신과 생각을 조절하는 심장과 비장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방법으로도 뇌 기능을 원활하게 만들고 머리를 맑게 하여 집중력을 개선할 수 있다.

 

 

 

건망증과 치매에 도움이 되는 치료는?

임상적으로는 ‘총명탕’에 인삼, 석창포 등이 더해져서 구성된 ‘정지환’(定志丸)이나, 머리를 맑게 하는 ‘청뇌탕’ 등이 건망증에 좋은 효과가 있다. 만약 입맛이 없고 두근거리는 증상과 불면증이 같이 나타날 때에는 귀비탕(歸脾湯)을 위주로 해서 치료한다. 특히 이러한 한약들은 뇌세포의 핵분열을 촉진해서 뇌세포의 재생과 더불어 대뇌피질의 흥분과 억제작용을 조절하여 주의력을 높여주며 기억력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건망증뿐만 아니라 실제로 치매 초기에도 많이 응용되고 있다.

또한 건망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이고 올바른 식사습관과 더불어 검은깨, 대추, 호두, 생선, 김 등의 건뇌식품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또 머리 정수리 중앙에 위치한 백회(百會)혈을 지압해주거나 침을 통해 두뇌로 가는 기혈을 자극해 주는 방법도 활용해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