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질 각오가 되어 있나

한국에서 대학을 다닐때 아르바이트로 개인과외를 자주 했는데 과외를 받는 학생을 보면 공부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그 학생의 성적 향상이 결정된다. 물론 부모는 돈을 내고 과외를 시키는 입장에서 학생이 성적이 좋아지길 원하지만 스스로 공부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사실 일주일에 4~5시간 과외 받는다고 성적이 눈에 띄게 오를 수 없다.
병원에서 일을 하면서 환자들을 보다보면 유사한 점을 본다. 내원할때 마다 아프다고 하면서 실제로 자기 자신의 생활은 하나도 바뀌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교정을 해서 틀어진 뼈를 잡아줘도 실제 생활에서 습관이 바뀌지 않으면 교정한 관절은 다시 틀어지게 되어있다. 결국 이런 환자는 다시 약물에 의존하는 통증 치료에 빠질 수 밖에 없고 결국 몸은 더욱 나빠지게 되고 여러 병원을 전전긍긍하게 된다. 물론 문제의 원인을 찾고 그것을 치료하는 의사를 만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자기 자신이 스스로 병을 극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가 있다. 검사 결과 어깨 주변의 힘줄이 땡기면서 염증이 발생하고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힘줄은 근육이 뼈에 붙어 있는 부분을 말한다.) 어깨 힘줄이 땡기는 이유는 평소 일하는 자세에 의해서 경추 6번이 그 아래에 있는 디스크를 누르기 때문이다. 즉 어깨에서 시작해서 목으로 연결되어 있는 근육이 눌리는 디스크를 보호하기 위해서 뭉치고 그 결과 어깨 힘줄이 땡기는 것이다. 교정 치료를 실시하여 자세에 의해 틀어진 흉추 4번과 경추 6번을 잡아주고 그결과 뻣뻣했던 관절이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럼 목과 어깨 주변의 근육은 자연스럽게 풀리게 되어 있다. 그런데 문제는 경추 관절이 좋아지는 것에 비해서 뭉친 근육이 풀어지는 것이 더디고 환자도 어깨 통증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병의 원인을 몸안에서 찾는 게 아니라 몸 밖에서, 즉 이 환자의 생활 습관에서 찾아야 한다.

 

 

그전에 이와 유사하게 목에 통증이 심하고 팔이 저리는 여성환자가 있었다. 이 환자도 교정치료를 3주 정도 받으면서 팔이 저리는 증상은 완화되었지만 목의 통증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런데 어느날 목의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1주일 전에 실수로 변기에 휴대전화를 떨어뜨려서 그동안 전화를 들여다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즉 이 환자의 경우 목에 무리를 주는 원인중의 하나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이었는데, 교정 치료를 해도 계속 목을 숙이고 전화를 사용하니 병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다시 어깨 통증 환자로 돌아와서 이 환자도 잘 살펴보면 늘 전화를 손에 들고 서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뭐가 그리 바쁜지 전화기는 계속 삑삑 소리를 내며 메세지가 왔음을 알리고, 그는 심지어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전화기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몇번 정중하게 전화기를 끄고 치료할때는 치료실로 가지고 들어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이도 잠시 일뿐 며칠 후에 다시 내원하면 늘 손에 전화기를 끼고 있었다. 결국 이 환자가 좋아지기 위해서는 스스로 습관을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정으로는 더이상 증상이 개선될 수 없으니 강한 통증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아서 통증을 느끼지못하게 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특별한 사고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목을 포함한 관절에 통증이 생긴다면 나의 평상시 생활 자세 및 습관을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통증을 유발하는 진짜 원인이기 때문이다. 증상 초기의 경우엔 이렇게 습관만 바꿔도 증상 개선이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만성으로 오래 유지되어 관절과 근육이 변형되었다면 교정치료와 함께 자세 운동이 병행되어야 증상이 개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