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을 가르치지 않는 과외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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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한국 대학생들이 그랬듯이 대학시절 파트타임으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수학을 가르친 적이 있다.

내가 학생을 처음 만나는 날,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한일은 문제집에 있는 답지를 모두 찢어 버리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답이 있으면 문제를 풀다가 쉽게 답을 보기 때문이다.

모르는 문제가 나올때마다 답을 보고 넘어가면 문제를 이해한 것 같고 다음번엔 잘 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사실은 정반대로 답을 보면서 수학문제를 풀면 다음에 같은 문제가 나와도 이를 풀기가 어렵고 더욱 어려운 응용문제가 나올시 이를 맞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답을보고 문제를 풀면 기본 원리를 숙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수학을 잘하려면 답을 보는 대신에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다시 첫장으로 돌아가 기본 원리를 익히고 문제에서 기본원리가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모든 수학문제는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며 어려운 응용문제일수록 3 ~ 4가지 이상의 기본 원리가 담겨있다.

즉 기본원리를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서 마치 구구단 외우듯이 완전히 머리속에 집어 넣고 문제가 나올때마다 꺼내 쓰면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시간만 좀더 걸릴뿐 문제를 푸는데 어렵지 않다.

이렇게 그날 진도가 끝나면 숙제로 10개에서 20 정도의 응용문제를 주고 공책에다가 문제를 푸는 과정을 쓰게 한다.

나중에 숙제 검사를 할 때 학생들이 푼 문제의 과정을 보면 학생들이 기본 공식을 얼마나 이해하고 적용했는지를 볼 수 있다.

설사 지금 답은 틀려도 기본원리를 이해하고 과정을 맞게 유도하면 결국엔 그 문제를 맞출수 있다.

오늘 수학 과외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사실 우리의 삶은 마치 수학문제를 푸는 학생들과 너무 유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다보면 여러가지 문제에 부딪힌다. 그중에서 우리가 살면서 겪는 여러 건강문제는 풀기 어려운 응용문제와 같다.

살다보면 허리나 어깨가 아프기도 하고 어지럽거나 소화가 안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마주하면 이 문제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은 마치 수학 과외 선생을 찾는 것처럼 의사선생을 찾아 간다.

그리고 이 문제를 의사 선생이 해결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면 의사 선생은 환자가 가져온 문제를 관찰하고 환자에게 답을 준다.

예를 들어 검사 후 어깨나 허리가 아픈 환자의 관절에 염증이 있으면 염증약을 주고, 머리가 어지러운환자가 혈압이 높으면 혈압약을 준다.

그렇게 약을 복용하고 증상이 없어지면 환자는 자신의 문제가 해결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왜 내가 그런 증상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게 바로 일반인들이 살면서 병이라는 응용문제를 접할때 이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눈치가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의사선생으로부터 나의 증상에 대한 답만을 얻는 사람들은 결국 병에 쫒기는 삶을 살게 된다.

중요한 것은 증상을 없애는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나의 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기본원리를 이해하고 왜내가 이상 증상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아는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병에 걸린 이유는 약을 안먹어서 걸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프면 쉽게 약에 손이 가게 된다.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쉽게 답안지를 찾는 것처럼.

그러나 약을 먹기 전에 왜 내가 아픈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걸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고민해보자.

앞으로 남은 생, 수많은 응용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결국엔 당신 스스로 풀어서 맞춰야할 문제들이다. 당신은 어떤 과외선생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