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S의 갑질에 우아하게 대응하는 을의 공략 (2)

Identity Theft

의뢰인 한민석 (가명, 44)씨의 IRS Transcript를 살펴보니 아니나다를까, 그의 소셜번호로 엉터리 세금보고가 되어있었고 누군가 환급액(refund)까지 수령한 것이었습니다. 전혀 관련없는 Nevada 주의 주소가 기재된 세금보고 때문에 중요한 항소권리는 다른 주소로 가버렸고, 게다가 한 씨 케이스의 IRS 담당 직원 (Revenue Officer)이 적절한 조치를 취한 흔적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거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신원도용(Identity Theft)과 한 씨의 항소권리 침해 사유를 날짜별로 기재하고 법적 근거를 제시하여 담당 IRS 직원에게 즉시 차압을 풀어줄 것과 전화 통화를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다음날 바로 전화가 왔습니다.

 

Good Guy, Bad Guy

변호사는 이 시점에서 IRS 직원과 ‘굿가이, 배드가이’ 협상을 적절히 활용해야 합니다. IRS 담당직원에게 세금분야 전문인들을 대하듯 친근하게 쌓인 일거리를 걱정해 주며, 수 년씩 세금보고를 안한 의뢰인을 ‘배드가이’로 모는 직원에게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었습니다.

하지만 임금차압이나 재산 차압 전 항소권리에 대한 법적 근거를 누구보다 잘 알지 않느냐, 전임 담당자가 (비록 같은 사람일지라도) 신원도용 사실을 알고도 확인조치를 하지 않아 의뢰인이 항소할 기회조차 없었다고 단호하게 항의했습니다. 멍청한 다른 직원을 ‘배드가이’로 탓하며 바로 네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라고 띄워주며 그 직원이 면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Internal Revenue Manual

IRS에는 직원들이 따라야 하는 매뉴얼이 있습니다. 이 Internal Revenue Manual을 변호사가 훤히 꿰고 있으면 자기네들의 룰을 어긴 근거로 의뢰인에게 유리한 수정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세액조정제안이 제출된 경우 임금 차압을 풀어주는 것이 매뉴얼 조항에 나와있음을 상기시키고, 직장 HR부서로 바로 팩스를 넣어 levy release 할 것을 요청합니다. 필(feel) 받은 직원이 자발적으로 최초벌금삭감 자격이 되는지 확인하여 해결해주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민석 씨의 임금 차압은 바로 다음 날 풀어졌고 애초 기대했던 벌금삭감의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몇 천불의 벌금을 삭감할 수 있었습니다. 밀린 세금보고도 몰아서 다 하도록 도와드렸으며, 미납금에 대해서는 애초에 자격도 안되는 세액조정제안이 아니라 적절한 금액의 분할납부를 셋업해서 현재 IRS와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쫓기듯 살아오다가 떳떳하게 살 수 있는 상황이 얼마나 행복한 지는 당해보지 않은 분들은 모르실 겁니다. 또 하나. 이 일로 저는 친구와 친구 어머니, 그 어머니의 교회 친구 세 분께 엄청난 점수를 땄습니다.

 

변호인의 역할 : Watchdog

IRS 직원들은 정부에서 월급을 받는 최고의 빚 독촉자들입니다. 납세자나 변호사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실수를 인정하는 IRS 직원은 없습니다. 그래서 납세자의 권리가 침해를 받았을 때 감시인 (Watchdog)으로서의 변호사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한 것입니다. 사실 법을 아는 것은 갑보다는 을에게 더 필요합니다. 나를 보호할 수 있는 법을 아는 것은 을이 갑이 될 수 있는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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