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ent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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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유형의 치매

일반에서 흔히 치매(dementia)라고 하면 알쯔하이머병(Alzheimer disease)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치매라 함은 여러 증상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증후군(syndrome)이라고 할 수 있으며 병명은 아니다. 의학적으로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질병은 약 80여 가지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대표적인 질병이 알쯔하이머병이다.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여러 질병들 가운데서 이번 주에는 일반에 흔히 알려져 있진 않지만 대표적인 치매를 일으키는 질환인, 전에도 여러 번 언급한 적이 있었던 전측두엽 치매(frontotemporal dementia, FTD)에 대해서 약간의 설명을 덧붙이려 한다.

전측두엽 치매로 알려져있는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의 퇴행성 변화를 특징으로 하는 이 질병은 최근 들어 매우 다양한 종류의 질병들로 이루어져 있음이 밝혀지게 되었다. 사람의 뇌는 그 부위에 따라 여러가지 이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앞부분을 전두엽(frontal lobe), 그리고 옆 부분을 측두엽(temporal lobe)이라고 한다. 많은 치매 환자들 가운데 특히 이 전두엽과 측두엽만이 심하게 위축되어 있거나 그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를 발견하게 되어 ‘전측두엽 치매’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는데, 전측두엽 치매는 알쯔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치매를 일으키는 질병이다. 전측두엽 치매에는 또 여러 가지 아형(subtype)들이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질환은 행동의 변화를 주로 일으키는 행동변화형 전측두엽 치매(behavioral variant frontotemporal degeneration, bvFTD)와 언어기능에 주로 문제를 일으키는 원발성 진행성 실어증(primary progressive aphasia, PPA)을 들 수 있다. 행동변화형 전측두엽 치매는 전측두엽 치매의 약 반 수 이상을 차지하며 보통은 65세 이전에 치매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한 연구에 의하면 평균 발병 연령이 58세라고 하니 젊은 나이에 생기는 치매환자의 상당수는 전측두엽 치매의 한 아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행동변화형 전측두엽 치매의 경우 환자의 대부분은 주로 충동적인(impulsive) 성향 및 매우 부주의한(careless) 행동을 보이며 점차 상대방에 대한 배려 및 기본적인 에티켓 등이 부족해지기 시작하는 소위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행동들(socially inappropriate behavior)’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으로 1998년 니어리(Neary) 박사가 제시한 니어리 진단기준(Neary criteria)을 참고하기도 하나, 매우 특징적으로 뇌사진상 전측두엽의 구조적 변화 및 임상적으로 전측두엽의 기능적 변화를 관찰할 수 있게 된다.

필자는 임상에서 많은 치매 환자들을 진단 치료해오고 있다. 가끔은 그 가운데 정확하지 못한 진단으로 치료를 받아오던 환자들도 발견하게 되며, 매우 안타까운 경우도 종종 있곤 한다. 치매를 주제로 여러 주에 걸쳐서 이야기를 진행하여 왔는데 누누이 강조하고 싶은 점은 치매는 매우 다양한 질환들에 의해서 초래될 수 있으며 그 어떤 질환보다도 정확한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고도의 지식과 트레이닝이 요구되는 전문 분야라는 사실이다. *신경내과전문의 및 의학박사 임정국(상담 문의: 임정국 신경내과 703-277-3360)